예년 같으면 솜사탕 들고 놀이공원에서 뛰어 놀기 바쁜 5월 5일 어린이날, 안타깝게도 '세월호 참사' 20일째를 맞아 올해는 마냥 즐길 수 없는 어린이날이 됐다. <br /><br />5일 오전,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서울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단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. <br /><br />아침 일찍 두 아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임명희(39, 경기도 가평)씨는 "오늘이 어린이 날이라 놀러갈 수도 있었는데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그냥 즐길 수 없었다"며 "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 보다 마음으로나마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분향소를 찾았다"고 말했다. <br /><br />엄마,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은 저마다 고사리 손으로 영정 앞에 국화꽃을 놓으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가 하면, 분향소 한쪽에 마련된 추모의 벽에 먼저 간 언니오빠들을 향한 그리움과 슬픔이 가득 담긴 메시지를 적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. <br /><br />조문을 마친 류승언(고일초등학교 5학년, 서울 상일동)군은 "사고소식을 듣고 너무 슬펐다. 배 안에서 나오지 못한 누나, 형들은 더 슬프고 무서웠을 것"이라며 "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"고 눈시울을 붉혔다. <br /><br />노란 리본에 '형, 누나 사랑해.. 돌아와'라는 메시지를 정성껏 써내려간 우승범(9세, 경기도 가평)군은 추모리본을 '노란 리본의 정원'기둥에 묶으며 추모물결에 동참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.